100년가약

아무거나 vs 아무것도

백첨지 2022. 8. 17. 08:22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남자
나의 최애곡 중 하나는 '손현희의 이름없는 새' 이다. 가사 일부를 보면 이와 같다. '아무도 살지 않는 곳 그 곳에서 살고 싶어라 날 부르지 않는 곳 바로 그 곳에서 나는 한마리 이름 없는 새로 살리라'
아무도 살지 않는 곳에서 홀로 조용히 살고 싶은 것이 내 심정을 대변한다.
그만큼 나는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가고 싶은 곳도 없다.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홀로 노는 것이 내게 최고 좋은 시간이다.

아무 거나 라도 하고 싶은 여자
내 짝은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참 많다. 그것도 나와 함께 말이다. 늘 들어주지 않을 거라 알고 있지만 진심이고 본능이기에 계속 말해서 나도 충분히 알고 있지만 내가 하는 대답은 '해' 그러면 짝은 '오빠랑 같이' 로 더 이상 대화가 이어 가지 않는다.
즉흥적인 짝은 순간순간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들이 생긴다. 나로서는 참 신기하지만 그나마도 나를 만나 줄어 들어 미안하기도 하다.

누가 잘 못 된 것인가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아니지만 3자가 끼면 늘 누구 잘 못인지를 말하게 된다. 보통 내 잘 못이라고 말한다. 그것 하나 못해주냐고 한다. 나는 반대로 나는 하고 싶지 않으니 그것하나 못해주냐고 한다. 나는 분명 동등한 입장이라 생각하는데 왜 내가 잘못이라 말하고 심지어 최근에는 그것이 폭력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합의안을 주는 사람은 한번은 아무것도 안하고 한번은 가고 이렇게 말한다.
그냥 각자 할 수 없는 걸까. 예를 들어 결혼하면서 일상을 함께 해야 하다보니 기상과 취침시간, 식사시간, 식사메뉴, 휴가 등 맞춰보려 했지만 맞추지 못해 각자 알아서 하는 이런 일들처럼 각자 알아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짝의 조건은 '나와 함께'가 붙으니 이것 또한 쉽지 않다.
역시 결혼은 책상하나 두고 선 긋고 싸우는 것만큼 유치한 싸움의 계속이다.
그때 선생님은 양보와 배려를 가르쳐주셨지만 담임선생님도 이혼하셔서 학교를 한동안 나오지 않았던 경험으로 봤을 때 삶의 극 일부를 남과 짝궁하는 것과 동반자로서 결혼생활을 하는 것은 그것만 가지고는 해결되지 않는 끝없는 전쟁이다.
그래서 결론은?!
싸우면 쌍방책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