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말에 정의 내리기가 쉽지 않다. 무엇을 표현한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정답 없이 다양한 해석을 나타내고 있고 예술 작가 또는 전문가의 표현에도 고개를 까딱이지만 잘 모를 때도 많다.
작품과 제목만 주어진 질문에 상상력을 붙여 해석하고 그것을 받아드리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에 가볍게 해석하고 다음 작품으로 넘어가는 분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예를 들자면 '아름답다, 색깔이 어떤 느낌을 준다, 웅장하다, 따뜻하다, 거칠다' 등 그런 느낌을 교감하는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아직까지도 예술가와 살고 있으면서도 잘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일과 내가 해야 할 일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세상을 그렇지 못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밥까지 떠먹여주고 집까지 사주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어릴 적 장래희망을 고민하던 중 아버지가 하는 일에 매우 즐겁고 열심히 하시기에 '아버지는 잘하시고 즐기는 일을 어떻게 찾게 되었고 하시게 됐냐' 묻자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신선놀이지 이건 먹고 살려고 억지로 하는 것이다'라고 답하셨다.
그러다보니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일들을 하며 살게 된다.
나역시도 단순하게 땅에서 놀고 기르는 것이 즐거워서 농사를 짓고 있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정말 하기 싫지만 남들에게 내것을 팔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도 만나기도 해야 한다. 또 그러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일들을 하는 것이 참 많다. 내가 원하는 결과물을 위한 농사가 아니라 소비자를 위한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런데 내 짝을 바라보니 작가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지 소비자를 그리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매년 그림을 쌓여가고 창고는 점점 더 필요하게 된다.
퇴비와 씨앗 등을 사서 길러 파는 농사가 아닌 천과 물감을 사서 내 돈 내고 전시하고 내 돈 내어 보관공간을 마련해 쌓아놓는 이 직업에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래서 먹고 사는 문제를 논할 때 대중성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토마토 농사라고 같은 토마토가 아니다
소비자는 입 맛이 다 다르다. 유통사도 입 맛이 다르다.
모양, 색, 맛, 당도, 보관기간 등 각자가 원하는 것이 다 다르다. 평균점을 찾아 대안적인 결과물을 내지만 말 그대로 다수의 만족도에 맞춰가는 정도이지 100% 만족은 없다. 그러니 이건 어려운 일이 아닌 불가능한 일이다.
짝의 그림을 약 10년동안 바라보며 올해가 가장 많이 바라본 것 같다. 그렇게 멍하니 바라보니 앞서 말한 토마토와 다를 것이 없었다. 내가 만든 토마토의 모양이 어떻게 같을 수 있겠는가. 농부의 철학, 손길, 환경, 선택한 자재와 씨앗 등의 조화로 만들어낸 결과물은 인공적 방법이 아닌 자연적 농사를 지으면 옆집에 살아도 다른 법이다. 이렇다는 것을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농사에는 매뉴얼도 없고 각자의 농사법을 인정하자고 외치던 내 스스로가 부끄러웠다.
나의 토마토를 이해해주시는 분들께 누구보다 더 건강하고 맛있게 키우려고 했던 것처럼 짝의 그림도 누군가에게 수많은 감정을 전달해줄 작품이 탄생하는 것에 응원을 해줘야 할 것 같다.

피를 나눈 형제도, 같은 가지에 달린 토마토도 서로 다른 것을 잊고 있었다.
늘 서로 다름을 적다가 우리는 다른 길을 가는 줄 알았는데 같은 길을 걷고 있음을 느껴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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