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작하!

'사랑'으로 태어나 '사랑' 받으며 '사랑' 찾아 사는 인간의 삶에서 흔하게 입 밖으로 나오지만 정작 나는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원가족과의 사랑 말고 사랑이라는 것을 해본 적은 있는가 묻고 또 묻으면 없었다라고 답할 수 있다. 결혼까지 했지만..

어릴 적 보았던 영화를 떠올리며 사랑이 무엇인가 고민해본다.

엽기적인 그녀(2001)

2001년은 내가 중학교에 올라갔을 때이다. 초등학교도 집 밖으로 나갈 일이 없는 집돌이에 우리는 가족끼리만 똘똘 뭉쳐있었다. 우물 안에 개구리 가족이었다.
가족과 영화를 보다가도 약간의 스킨십이 있어도 왜 저럴까 쳐다보았고 아이가 생기는 것을 중학교 가정시간에 처음 알았다. 친구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는데 나는 그 수업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심지어 가정선생님은 내 친구의 어머니였고 어릴 적부터 잘 살던 그 집에는 게임기가 많아 자주 놀러갈 때마다 뵈었던 친구엄마였는데.. 그 친구 어머니가 수업시간에 OHP 필름에 남자 성기 그림하나와 여자 성기 하나를 교차하면서 설명하는데 어찌 잊혀지겠는가. 정말 '오 마이 갓!' 이었다. 그걸 또 어머니에게 가서 이랬다고 말할 정도로 여전히 순수한 아이였다.(하긴 초등학교 4학년 때까지 산타할아버지를 믿었으니...)

서론이 길었지만 그런 사춘기도 오지 않은 나에게 엽기적인 그녀는 사랑이야기보다 코미디 영화였다. 후반부는 지루했다. 왜 헤어져야 하고 왜 다른 남자에게 저렇게 설명해야 하는 지 이해를 못했고 심지어 이게 명장면이라니.. 어른들의 세계는 이해 못할 일이 투성이었다.
그래도 예쁜 배우의 적극적인 모습과 풋풋한 대학생의 사랑은 연인이란 저런 것이구나 느끼게 해줬다.
그게 사춘기를 진입하기 전의 사랑 입문 영화로 떠오른다.

연애소설(2002)

영화, CF를 모으며 봤던 시절의 시작이다.
특히 나는 차태현을 좋아했고 여배우 중에서는 이은주를 좋아했다. 영화에서는 자꾸 어긋나 그 어린 시절에는 화내며 봤던 영화다. 그 시절 연애 소설, 인터넷 소설하고 같다. 왜 이리 뜻대로 안되고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는 지 그때는 몰랐다. 복잡한 인물 관계도처럼 사랑의 짝대기는 보자마자 던져 승부를 보는 것이 쉽지 않다.
중학교 때 나이에 당연히 이해되지 않았지만 또 이대로 사랑의 애절함을 흐느끼며 보게 해준 영화가 아닐까 싶다.

도마뱀(2003)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키루카카 쿠루쿠루 깐따삐아 싸우르스', 어린 아역배우들이 도마뱀을 보며 이름을 지어주던 대사이다. 중학생이 몇 번이고 다시 본 영화이다. 강혜정 배우를 좋아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어찌나 화나던지. 위 영화들은 마주 보고 사랑을 하는 것 같다면 이 영화는 같은 방향으로 달려가듯 사랑을 하는 듯 하다. 즉 뒤에 선 사람은 앞 사람의 뒤통수만 보고 해야 하는 힘든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건 아이때부터 어른되어서도 닿을 듯 말 듯한 이 영화 속 사랑인 듯 하다.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2024)

우연히 만났지만 이런 인연이 있을까 싶은 사랑이야기
하지만 사랑만 가지고 부둥켜 앉고만 살 수 없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서로 응원하고 살자 했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결국 동반자에게 화살이 가게 된다.
두 사람만의 집과 세상을 만들어 갈 것 같았지만 세상에 맞춰져 살다 결국 서로를 응원하며 보내주는 사랑.
두 사람이 딱 맞는다 해도 퍼즐은 모든 퍼즐이 맞아야 하나보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2024)

이건 아직 다 보지는 못했다.
어쩌다 최근에 추천을 해줘서 보게 되었는데 사랑은 갑자기 찾아오더라. 그리고 자꾸 눈이가고 몸이 가다보니 마주하고 있더라. 다만 사랑에도 유효기간이 있다는 말로 헤어져 있는 상태까지 봤다.


이 영화들 사이이도 떠오르는 영화들이 있지만 여기까지만 적어봤다.
내 세대에서 이해 할 수 없었던 사랑, 그 세대가 되보니 이해되는 사랑, 하지만 사랑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참 사랑이라는 것은 어려운 것 같다.

나는 사랑이라는 말을 전혀 모른다. 그저 '좋다' 라는 감정은 있지만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람이고 '좋다' 라고 따라오는 사람에게는 거절하지 못하는 사랑을 해왔다.
그래서 내게 사랑은 늘 후회다.
지금도 어김없이 후회를 하고 있다.

'나 같은 것을 누가 좋아해'라는 마음으로 살아왔고 그래서 조금만 표현해도 고마움으로 만나왔다.
참 바보 같은 짓이었다. 큰 착각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사랑이란 무엇인가를 이제와서 생각하고 있다. 영화로 생각해본 이유도 '주인공'처럼 생각하기 위해서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남이 아닌데 '나'가 아닌 '남'을 의해 살았다니..
그래서 '나'를 위해 사는 삶을 살아보려고 한다.

이미 엉켜버린 가지를 잘 자라 내야 하는 것이 첫번 째인 것 같다. 하지만 채소를 기르던, 나무를 기르던 초보자는 가지치기가 참 어렵다. 다 소중한 것처럼 보이고 아까워서 손이 안간다.
그게 가지를 썩게 하는 지 모르고.. 그게 나무를 죽이는 지 모르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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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 91년 여름 불일암에서 -

 

YES24에서 법정스님 열반 10주기, 이벤트로 받은 친필 서한을 책상에 올리며

말씀과 글과 행동이 일치하셨던 스님을 떠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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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평생 한 번 피울까 말까 하는 선인장을 보고 물었다. 


“할아버지는 예쁘지도 않고 키우기 힘든 걸 왜 키우세요?” 


“쉿, 듣는다. 사는 법이 다를 뿐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단다. 


그러니 너무 뭐라고 하지 마라.” 

 

- 문화일보 2020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 '벽 하나' - 신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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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에서 직업의 미래, 즉 20년 후 내 직업은 어떨 것인가를 추측해보는 사이트를 선보였습니다.


사이트는 : http://channel.mk.co.kr/event/2016/job/#none


제 직업을 적어보니 582개 중에 120위네요. 

평균근로시간도 의심이 가는 시간이지만 대체될 확률에 비해 순위가 높지 않네요.


1위는 뭔가 봤더니 임상심리사 및 기타 치료사



그리고 궁금했던 심리상담사는 23위네요.



갈수록 개인주의로 심해지는 지금

사람때문에 상처받지만 결국 사람으로 위로 받기에 분명 이러한 직업들이 앞으로 전망이 있는 직업이 아닐까 싶네요.


기술발전으로 대체될 확률이라니

앞으로 얼마나 기술발전을 목적으로 많은 것을 파괴할까 싶네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멸망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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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기에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인연을 맺는다.
그 속에서 배우고 깨우친다.

삼국지에서 많은 것을 배우지만 사람에게 배우는 것을 가르쳐주는 부분이 있고 인상 깊어하는 부분이
​조조와 곽가 이야기​다.
곽가는 조조에게 북방 사냥, 흉노족 사냥을 권하고 떠나는 조조에게 당부와 마지막(?) 인사를 한다.


다시 만날 수 있을지 확신조차 없다?
물론 곽가가 건강히 좋지 않아도 이지만
곽가의 의도가 들어난다.
​조조는 곽가의 말을 듣고 받은 지도를 보고 떠난다.
그리고 며칠 후...




이러한 대화가 오가고...
장수가 조조에게 묻는다.
​‘형님은 정말 그 자리에 욕심이 있으십니까?’
그러자 조조가 답한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늘 드는 생각이다.
나도 나를 모르겠다. 풀려고도 노력해봤고, 오랜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답이 나오는 문제도 아니고 때에 따라, 환경에 따라 풀이 조차 다르다.

아마 평생의 과제가 아닐까 싶다.
여러분은 자신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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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에 빠지거나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때의
특효약은
잠시 속세를 떠나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구름을 품은 높은 산과
끝이 보이지 않은 넓은 하늘
그리고 그 속에서 추위와 더위를 이겨내고
자리 잡은 모든 것들을 보다 보면

태산과도 같았던 나의 슬픔과 아픔, 고민들은
고작 발에 걸리는 작은 돌멩이만도 못한 것임을 깨달을 것이라고 하셨느리라

- 빙탕후루, 64화 재회(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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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심리상태가 아주 최악이다.


모든 것이 짜증나고 괴롭다. 심지어 외롭다.

그 누구도 내편이 있는 것 같지 않고,

가족 조차 나를 괴롭히는 악마 같다.


오늘 저녁은 가족들이 모여 식사한다는 데 생각조차 하고 싶지 않다.

갈까도 생각했지만 오늘 꿈에는 이빨이 흔들리는 꿈을 꿨다.


나를 괴롭히는 인간은 많다. 내 옆에도 있고, 근처부터 멀리까지 참 많다.

요즘 가장 와닿는 웹툰 '타인의 지옥이다'에 일부분을 오늘의 짤로 가져왔는데

그 대사가 내 대사 같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 개X끼들아..!!'


나는 지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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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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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선물을 해야할 때가 있다.
대상에 따라 좋아하는 것이나 유행하는 것 또는 시기에 맞는 것 등 고르는 것은 가지가지다.
특히나 요즘은 핸드폰으로 쉽게 결제되고 전달되어 그것 또한 편리함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다.
사업을 하다보니 선물을 할 때가 더 생겼다.
그럴 때마다 재배되는 채소나 가공품이 있으면 가져가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쌀이나 채소다발을 선물한다.
쌀에는 꽃에 다는 띠를 둘러 선물 메세지까지 전달 할 수 있어 화환대신에 사용하고,
특정 대상에게 주게 되는 경우는 채소를 가져다가 다발을 만들어 한다.
항상 근처 꽃집에 부탁하고는 했는데 이제는 친한 꽃집이 생겨 그 곳에 맡긴다.
특별하면서도 따뜻한 선물이 아닐까 싶다.

대전이신 경우 채소 들고 가면 고 상품으로 모시는 꽃집은
대전 죽동에 있는 ‘홍재’ 라는 카페이다.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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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송을 만나게 되어 키우기도 하고, 체험용으로도 사용되고, 다양한 물품으로 판매도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독특한 생각을 들었다.
그는 친구가 카페를 하는데 그 곳에는 다육식물이 있어 그 일부를 뽑아 옆에다 심어놓는다고 한다. 그러면 신기하게 그대로 자란다고 한다.
그는 그때마다 다육식물들의 생각이 궁금하다고 했다.
서로 마주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며 서로 인사를 하지 않겠냐고 했다. ‘안녕 나들’ 이라며.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없었는데 어떨까 생각하니 느낌이 이상했다.
늘 옮겨심는 와송 분갈이체험하면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어떤 느낌일까
내 일부를 떼어 다른 곳에 놓았더니 또 다른 내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라...
‘..... 안녕....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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