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새해가 밝았다.
기대에 찬 20년은 함성처럼 요란했고 금방 사라진 듯 하다.
형체도 남지 않고 기억만 남아있다.
새해가 되기 전에는 마음은 바쁘지만 새롭게 무엇을 할까 설레임이 있다.
새해가 되몀 여유로운 마음이 생기지만 그 여유에 게을러진다. 특히 농사짓는 나에게는 더 여유로운 겨울방학이다. 그렇다고 숙제가 없는 것도 아닌데 게으름 피우다가 봄 소식과 함께 밀려서 하기 일수다.

올해는 1월 1일이 금요일이다보니 더 여유롭게 새해를 시작한다. 여유로움에 취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등가죽을 따뜻한 바닥에 붙히고 있다. 아침에 눈 뜨면 사진과 같은 모습이다.
내 짝지들인 봄이(강아지)와 보리(고양이)가 함께 누워있다. 몸처럼 마음도 여유로우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행복한 그늘
앞써 말한 여유와 게으름만큼 더 여유롭게 게으르게 행동하고 싶지만 마음이 바쁜 올해의 과제가 있다.
바로 '결혼'이다.
한 정신의학자는 '결혼'은 생활사건의 스트레스 정도 수준에서도 인생의 7번째로 보고 있다. 은퇴나 실직보다 더 큰 스트레스로 보고 있단다.
주위에서도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에 '메리지 블루' 상태라고 한다. 코로나 블루는 현재 메리지 블루에 비하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다.
결혼할 나이가 되면 언제 결혼하냐, 누구랑 결혼하냐 등의 질문이 쇄도하고 결혼 할 때가 되니 언제 어디서 등의 질문과 함께 준비 잘하고 있냐는 질문이 많다.
뭘 준비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두 사람이 좋아서 살면 그만 아닌가 🤔
어차피 더 에너지를 쓰고 끝내봐야 그 다음 과제가 분명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애는 언제 갖을 것인지, 몇 명 계획하고 있는지 또 숙제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결혼'은 축복받으며 행복한 일이지만 선택을 통해 나는 그늘진다.

혼자에서 둘 그리고 +@
직장인 일 때는 계산기가 단순했다.
이 달의 들어오는 돈인 월급을 먼저 누르고 '- 마이너스' 누르고 이 달의 비용을 하나하나 빼면 끝이었다.
사업을 하니 계산기가 복잡해지고 결혼을 앞두니 더 복잡해졌다.
들어오는 돈을 먼저 누르는 것이 아니라 투자한 돈으로 마이너스부터 시작하고 플러스 마이너스 곱하기 나누기 등 다양한 것을 쓴다. 세금처리도 복잡해 소수점은 기본이다.
결혼을 하면 마이너스로 빠지는 지출은 곱하기 2가 기본이고 가족이 더 생기면서 +@가 마이너스가 됐다.
또한 둘이 합치는 것이라고 표현하지만 둘을 합치는 기본 조건이 있다. 그 조건 값을 채워야 둘의 합이 성립되니 부등호, 방정식 등 어마어마 한 수식이 되어버린다.
대략 지금 상황을 수식으로 적어보니 lim(리미티드)에 무한대를 적게 된다.
답은 이미 안보인다.
단순하게 답을 예상해본다면 잘하면 본전치기(?) '0'이거나 '-1', '+1' 정도 될 것 같다.
사실 정답을 상상하는 것도 오만하다.
지금의 상황은 수식을 적는 것도 끝나지 않았다.
무슨 결혼이 이렇게 복잡하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 겪어보니 이걸 내가 증명하는 방법은 이과, 공대생으로 이렇게 표현밖에 안된다.
진짜 이런 것을 모두가 당연하다는 듯이 하며 사는 것일까?
이런 것을 가족들은 정말 원하는 것일까?
나 혼자 먹고 살 정도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X2+@' 만 붙었는데도 벌써 그늘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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