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 후 텃밭에 빠져 가꾼지 5년차였을 것이다.
직접 농사뿐만 아니라 이것 저것 배우러도 다니지만 이론적인 공부가 필요하다 느꼈다.
전공을 전자공학과 했지만 농과대학을 가고 싶었다.
그렇다고 학과를 다니자니 교양 채우고 수료의 목적으로 공부하고 싶지는 않아 대학원을 고민했었다.
그래도 농과대학과 대전에서 큰 충남대를 생각하고 교수님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다 다양한 과 중 환경원예라는 것이 있었고 연구부분이 어쩌면 나랑 맞겠다 싶었다.
그렇게 교수님을 찾아가게 되고 자문을 얻었다.
전문지식 하나 없지만 그 동안 농사활동을 잘 적어 도전했지만 턱이 높았다.
면접을 기다리는 동안 대부분 이미 학사과정을 맞추고 대학원으로 가기 위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고 어떤 질문 오더라도 자신은 없었다.
단지 지금까지 해왔던 일들을 정리해간 것으로 열정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런데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전혀 연관성없이 도전해온 나에게 차가운 시선, 그리고 질문들.
그래도 열정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에 이런 말 저런 말 떠들었지만 심사하시던 교수님이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이 한 것은 농사고 우리가 한 것은 사이언스다.
농생명과학대라며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충격이었다.
농이 기본이 되지 않는 박사들의 이야기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멍한 상태로 있다가 면접장을 나왔다.
과학이 싫어 농사를 짓고 천천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대학원은 그렇지 않았다.
과학을 좋아하는 어린 나는 이과, 공대를 거쳐왔지만 과학은 생물과 달리, 무언가를 파괴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하는 유한한 자원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농사도 자연과의 조화가 아닌 과학과 산업에 맞물려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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